23일 시골로 김장을 하러 갔다.
출산이 언제일지 모르는 아내를 두고 가기가 영 찜짐했지만 김장 담그는데 일손이 아주 부족하기에 나라도 가야했다.
어쨌든 예정대로라면 23일은 출산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장모님도 계시기에 그래도 안심하고 갈 수 있었다.
김장을 다 담그고 정리를 하니 저녁이 다됬다.
이제 푹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전화가 한통이 왔다.
"양수가 터졌어!"
아내가 울면서 소리쳤다
일단 병원으로 가고 있다고 하고 나도 서둘러서 서울로 향했다.
9개월간의 기다림끝에 새로운 가족을 만날 시간이 되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아내는 상당수 진행이 되고 있었다.
진행율 50%(간호사 말로는 그랬다.)
자궁이 거의 다 열려가고 있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 하는 아내를 옆에서 지켜보니 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힘들었다.
여자 그리고 엄마는 위대하다.
간호가사 아내의 다리 사이로 살짝 보이는 태아의 머리를 보여줬다.
머리카락 몇 올이 보였다.
이제 얼마 안남았지만 아내의 고통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내가 볼 수 있는 광경은 거기까지였다.
그 다음과정은 가족분만실이라 하여도 볼 수 없었다.
그 광경이 상당히 자극적이어서 남편이 아내를 이상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물론 출산전 남편이 병원에서 교육을 받으면 볼 수 있지만 난 교육을 받지 못했다.)
방 안에서 커튼 하나 사이로 아내의 비명소리만을 듣고 있었고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악! 나온다!!!"
아내의 외마디 비명.
그리고 울려퍼지는 아기의 울음소리
9개월을 기다려온 새로운 가족과의 만남이었다.
김희주 (金希柱) 2008년 11월 23일 00시 26분 출생.
이제 우리 가족은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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